영화 감상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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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진심은 언젠가 문을 연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마카담 스토리>
🎬 마카담 스토리 (Macadam Stories)- 진심은 언젠가 문을 연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세 개의 만남이 있다.엘리베이터 설치를 반대한 남자와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혼자 사는 듯한 소년과 옆집에 잠시 머무는 유명 여배우,그리고 불시착한 우주비행사와 아들을 감옥에 둔 어머니.이들은 모두 혼자였다. 그리고 천천히, 누군가와 연결된다.영화 《고스트 스토리》가 장소에 남은 외로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마카담 스토리》는 외로운 이들이 서로를 만나 마음을 채워가는 이야기다.두 영화 모두 화면의 비율을 작게 설정하고 인물에게 시선을 고정시킨다.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은 그 사람 ..
2025.05.04 -
64.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비기너스>
🎬 비기너스 (Beginners)-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Beginners. 시작은 어떻게 시작되는 걸까.단순히 마음을 먹는다고 시작되는 것일까.나의 경우에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건 마냥 쉬운 일이 아니다.나는 겁이 많고, 신중하고, 생각이 많다.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사람.그래서 내가 무언가 바꾸려고 할 때는 그 안에 긴 시간의 고민과 결심이 들어있다.나를 규정짓는 건, 어쩌면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일지도 모른다.우리는 타인의 평가 속에서 착하다, 슬프다, 속물이다, 밝다—이런 이미지를 '부여받는다'.물론 그 누구도 정확히 나를 알 수 없지만, ..
2025.05.04 -
41. 내 노래를 당신이 듣지 못하더라도 <코다>
🎬 코다 (CODA)내 노래를 당신이 듣지 못하더라도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나는 노래를 부른다. 당신은 그 노래를 듣지 못한다.《코다》는 그 거리감으로부터 시작된다.소리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마음은 여전히 서로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주인공 루비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청각장애가 있는 가족을 대신해 세상을 통역해주며 살아온 아이. 어쩌면 너무 일찍 어른이 된 아이.그런 루비가 자신만의 꿈, 자신만의 목소리를 발견하려 할 때 가족과의 거리감이 커진다.가족은 루비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하지만 그 노래를 부르는 루비의 표정, 손짓, 떨리는 숨결을 본다.그것만으로도 딸의 마음을 이해하려..
2025.04.17